교회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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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의마음 | 알고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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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에 무슨 일로 제가 잘 아는 목사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반갑게 전화를 늘 받으시는 분이었는데 목소리가 즐거워 보이지 않았고, 답은 아주 짧게 단답형으로 하는 바람에 무척 당황했습니다. 아마도 교회에 좋지 않은 일이 생겼거나 아니면 사모님과 냉전 중이거나 어쨌든 무슨 이유가 있을 것 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서 다시 전화를 했는데 역시 힘이 없었고 아주 무성의하게 전화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내가 뭘 섭섭하게 해드린 것이 있나? 내가 뭘 잘못한 것을 없는지? 말실수 한것은 없는지? 얼마 전 목사님들의 모임에서 그분을 다시 만났습니다. 살짝 눈치를 보면서 접근을 하는데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아주 반갑게 인사를 받아 주셨습니다. 섭섭한 것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서 아니 그 때 전화를 왜 그렇게 썰렁하게 받으셨냐고 했더니 3일 금식을 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목소리에 힘이 없었고 대답을 단답형으로 밖에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저는 목사님에게 조금 오해가 있어서 며칠 동안 마음고생을 했다고 했더니 그 목사님도 그러셨냐고 그러면서 미안해 하셨습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대로, 내가 느낀 대로 판단하며 살아갑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 외에는 내막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혼자 섭섭병에 걸리기도 하고, 오해도 하기도 하고, 정죄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조금만 인내를 가지고 무슨 이유가 있겠지 하면서 기다려 주면 대부분의 오해가 쉽게 풀리게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한 가지 오해는 또 다른 오해를 낳습니다. 나한테 섭섭한 감정이 있다고 오해를 해 버리고 나면 그 이후의 모든 말과 행동은 그 오해를 뒷받침하는 재료가 되고 맙니다. “흥, 당신이 그렇게 나와? 좋아 나도 관심 꺼버리면 그만이야” 하면서 사이가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설령 상대방이 부족함이나 배려가 없다 할지라도 ‘분명한 무슨 이유가 있을거야’ 라고 이해해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편합니다. 특히 우리는 사명을 위해 부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내 자존심과 판단이 사명을 거스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 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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